북한 주민들의 인권 실태와 생생한 탈북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가 오는 31일 개봉한답니다.
영화는 매들린 개빈 감독의 작품으로, 북한 주민의 탈출을 헌신적으로 돕는 김성은 갈렙선교회 목사와 탈북에 나선 두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다. 제작진이 탈북 과정에 동행해 충격적인 북한의 실태를 조명하면서 지난해 10월 미국 개봉부터 관객들의 뜨거운 반향을 얻었다.
19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동제작을 맡은 최대원 프로듀서는 “영화 속 가족이 비공식적인 경로로 탈출 과정을 진행했기 때문에 촬영 중에도 있는 사실 그대로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지금도 북송됐거나 중국에서 눈물 흘리면서 구출해달라며 기다리는 탈북민이 수없이 많은 상황이다”면서 “많은 분들이 (탈북민들의 상황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게 이들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답니다.
영화는 실제 23년 간 1000여 명의 탈북민들을 구해온 김 목사가 2019년 두 가족의 탈북을 돕는 과정을 비춘다. 다만 두 가족의 운명은 나뉜다. 노씨 일가는 중국부터 태국을 거쳐 1만 2000㎞를 횡단한 끝에 무사히 한국에 도착하지만, 탈북민 이소연(사진) 씨의 아들은 탈북 도중 중국 공안에 적발돼 북한 수용소로 향한 것.
이씨는 이날 “아들을 만나기 위해 제가 들인 돈과 시간과 노력은 헤아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아들의 이야기를 국제 사회에 내놓으면 더 큰 고통을 당할까 싶어 출연을 고민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대한민국 국민들이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가질 때 김정은도 아들을 죽이지 못할 것’이라고 해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비욘드 유토피아’는 지난해 선댄스영화제 관객상 수상을 시작으로, 제77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로 선정됐다. 최 프로듀서는 “실제 일어난 인물들의 일에 집중한 점이 공감의 요인”이라고 꼽았다. 제9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 예비후보에도 이름을 올려 수상이 유력한 상황이랍니다.
"북에 있는 아들과 밥 한 끼 먹는 게 소원입니다" - 2023. 12. 31
'비욘드 유토피아' 시사회가 열린 지난 29일, 영화에 출연한 김성은 목사는 탈북민의 상황을 언급하면서 "지금 탈북민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는 것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답니다.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다
서울 신촌에 있는 필름포럼에서 서울국제사랑영화제 사무국 주관으로 '비욘드 유토피아' 시사회가 있렸다. 이어 영화출연자와 함께 하는 시네토크도 진행됐다.
미국 매들린 개빈 감독이 연출한 '비욘드 유토피아'는 탈북민 두 가족의 사연과 탈북과정을 다큐형식으로 소개하는 영화이다. 우리가 늘 접하는 탈북민들의 서사지만 미국에서 반응이 뜨겁답니다.
2023년 선댄스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하고 2024 아카데미 시상식 베스트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에 올랐다.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 초대작으로도 주목받았다. 국내에서는 내년 1월 개봉한다.
다큐는 중국에서 베트남, 라오스, 태국으로 이어지는 탈북루트와 함께 밀림과 감시망을 뚫고 탈출하는 탈북민들의 숨 막히는 여정을 담고 있다.
영화에 출연한 이소연씨는 "북에서 아들을 데리고 와 아들에게 자유와 행복을 전해주고 싶었지만 소망을 끝내 이루지 못해 자식에게 죄인 된 심정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씨는 "지금 같은 겨울에 옷은 제대로 입고 있는지, 얼어 죽지 않기를 빌고 있다"며 "요즘 자식을 가슴에 묻는다는 말을 부모로서 이해한다, 이 영화가 저와 탈북인들에게 작은 위로와 용기, 그리고 희망이 되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답니다.
노용길씨는 먼저 탈북한 언니와 남동생을 찾아 입국했다. 그녀는 "최악의 인권국가를 세계 최고의 행복한 나라로 믿고 산 지난 삶이 후회된다"고 말했다.
'추방가족'으로 몰려 오지로 갈 것이 두려워 탈북을 결심한 노씨는 "북에서는 김정은 원수님이라 존칭하지 않으면 간첩으로 의심받는데 여기서는 대통령 이름을 마음대로 부를 수 있어 자유를 실감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몸매가 드러나는 옷 입는 것조차 통제하는 북한은 추운 겨울에 탈북을 막는 강연을 자주 개최한다"라고 증언했습니다.
촬영 현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며 공동제작에 참여한 최대원 감독은 "이번 영화는 김성은 목사가 아니면 탄생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 목사의 풍부한 탈북 노하우와 경험으로 힘든 촬영을 마쳤다는 이야기입니다.
최 감독에 따르면 영화 제목 '비욘드 유토피아'는 처음에는 '비욘드 리버'로 명명했다고 한다. 유토피아는 북한이 선전하는 행복한 지상천국을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답니다.